< 홍홍홍 > 전시 소개
"홍홍홍"의 이름은 마치 웃음소리와도 같다. < 비트박스 문화촌 >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이전 타자의 입장으로 바라본 홍제동과 홍은동은 특별할 것 없는 동네였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우리는 이곳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이곳 '홍제-홍은'은 잔잔하게 떠들썩거리고 있었다. 고깃집에서 갑작스레 열리는 댄스파티, 주택가에서 자라나는 병아리들, 아파트에서 열리는 바자회, 나무 아래 모여 바둑을 두는 할아버지들 등등 이와 같은 모습을 본 우리는 기대감을 품게 되었고 이 지역 속에 들어가 주민들과 소통하며 이곳에 조금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모두 특별했다. 우리는 그들과 모두 우연히 인연이 닿아 관계를 맺고 그들은 마음을 열고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주민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그들의 삶 자체였다. 이렇게 우리는 그들과 잔잔하고도 떠들썩한 기억을 이곳 '홍제-홍은' 에서 함께 나누어 가졌다. 이런 특별한 순간들을 우리는 기록으로 남겼다.
전시가 이루어지는 '홍제동 아지트' 는 70년대에 지어진 주택이다. 이곳은 '홍제-홍은' 의 분위기를 머금고 있다. 짙은 남색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여러 마리의 닭, 병아리들과 함께 푸릇한 식물들이 마당을 지키고 있다. 이곳은 은퇴한 부부가 마당에서 모종을 판매하며 뚝배기 밥 짓는 방법도 알려주는 등 이웃과의 소확행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들은 정이 오가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정을 나누고자 하는 공간의 주인장들과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온 이 공간의 조화는 이상적이다. '홍제동 아지트'는 마치 주민들이 공유해준 기억을 분유하는 듯하다.
자연스레 '홍제=홍은'의 이야기가 스며드는 이곳에서 우리가 기록한 것들을 전시한다. 우리는 글과 사진 영상을 통해 이들의 모습을 왜곡 없이 담아내고자 하였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삶과 그들의 공간의 결이 이번 전시를 통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